생각해 보면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세상이 시작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집이나 사무실이 아니면 전화기를 연결해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컴퓨터를 들고 다니며 카페에 앉아 혹은 기차 의자에서 비디오를 보는 세상이 찾아올 것이라는 걸 누가 쉽게 상상했을까.
모바일 시대를 만든 건 반도체라는 칩이 큰 역할을 했지만 이런 세상이 가능하게 만든 건 리튬 이온 배터리의 공이 컸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해서 재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태어났다. 충전해서 재사용하지 못하고 일회용으로 폐기해야 한다면 모바일 시대가 이렇게 빠르게 열리진 못했을 것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시작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5년 요시노 아키라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것은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이뤄진 재사용 가능한 2차 전지 연구가 있어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미국 뉴욕 빙엄턴 대학교의 스탠리 휘팅엄(Stanley Whittingham) 교수와 엑슨에 의해 1970년대에 처음 제안되었다. 휘팅엄 교수는 이황화티탄을 양극으로, 금속 리튬을 음극으로 사용하였다. 이후 1980년에 라시드 야자미를 필두로 하는 그르노블 공과대학(INPG)과 프랑스 국립 과학 연구센터의 연구진에 의해 흑연 내에 삽입된 리튬 원소의 전기화학적 성질이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