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에디슨. 니콜라 테슬라. 두 천재의 전쟁 같은 싸움은 지구 곳곳에 새겨져 있다. 직류와 교류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 둘의 표준화 전쟁은 2019년 개봉한 커런트 워라는 영화에 담겨있다.

두 명의 표준을 놓고 경쟁한 건 1880년대 미국이다. 에디슨은 직류를 전기를 전달하는 표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봤다. 반면 테슬라는 안전성이 높은 직류보다 경제성에서 앞선 교류를 앞세웠다. 하지만 직류는 전기를 멀리 보내기 어렵다. 테슬라는 전기 분야에선 에디슨에 뒤쳐져 있었지만 변압의 용이성과 경제성을 무기로 에디슨의 직류가 주도하던 시장을 빼앗았다.

텅스텐 필라멘트로 만든 전구는 교류와 직류, 전류 형태와 관계 없이 작동한다. 가정집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전구는 교류를 보내 불빛을 내지만 직류를 공급해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다만 최근 늘어나는 LED 전구는 내부에 교류를 직류로 바꿔주는 컨버터를 내장해 교류를 직류로 바꾼 다음 LED에 직류를 공급해 불빛을 낸다.

두 천재의 싸움에도 교류와 직류는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다. 전기밥솥, 선풍기와 같이 주변에서 흔히 쓰이는 가전에는 교류가 사용된다. 전압을 바꾸고 쉽고 전기를 운반하기 용이해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와 같은 전자회로가 담긴 기기에는 직류가 쓰인다. 직류는 시간에 따라 전압이 일정하기 때문에 전자회로를 설계하거나 분석하는데 효율적이다.

전기차에는 직류와 교류가 함께 쓰인다. 전기차 배터리는 직류로 전기를 저장한다. 반면 전기차를 움직이는 모터는 교류 모터가 쓰인다. 직류 모터는 효율이 높지만 소음이 많고 열 관리에서 단점이 많다. 반면 교류 모터는 전력 제어가 쉽기 때문에 모터 회전수 등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직류로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로 교류 모터를 움직이기 위해서 전기차에는 인버터가 탑재된다. 인버터는 쉽게 말해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장치다. 인버터로 전력을 조절해 모터 회전 등을 제어한다.

전기차 충전에는 직류와 교류 방식이 모두 쓰인다. 급속 충전의 경우 직류를 공급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런 이유로 저속 충전보다 10배 가량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다. 반면 저속 충전은 교류 전기를 직류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급속 충전에 비해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디슨과 테슬라는 이렇게 전기차에서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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